정반합의 그룹 퀸

 밴드에는 그 밴드를 이끌어 나가는 리더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에 의해서 그 밴드의 음악성 성향이 나타난다. 그렇기에 밴드음악을 들을 땐 어떤 멤버 구성으로 연주됐는냐도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퀸은 물과 기름이 어떻게 훌륭하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보여주는 밴드이다. 퀸의 음악은 보컬리스트인 프레디 머큐리와 기타리스트인 브라이언 메이에 의해 특징지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둘의 성향은 물과 기름만큼이나 많이 다르다. 프레디 머큐리는 팝적인 감성이 풍부한데 반해, 브라이언 메이는 록적인 필이 강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이런 성향은 퀸의 음악에 그대로 나타나는데, 서정적이고 팝적인 성향이 강하면 그 곡은 프레디 머큐리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곡이고 강한 비트의 록음악이라면 그건 브라이언 메이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Love of My Life같은 곡은 프레디 머큐리의 영향력이 강한 곡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두 멤버의 성향이 한 곡 안에서 잘 녹아들어 훌륭한 곡으로 탄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Bohemian Rhapsody가 그런 곡이다. 처음의 서정적인 부분은 프레디 머큐리의 성향이 나타난 부분이며, 중후반부의 폭발하는 부분은 브라이언 메이의 성향이 나타난 것이다. 만약 그 곡이 한 사람의 성향으로만 쓰여졌다면 그토록 드라마틱한 곡이 되진 못했을 것이다.(그래도 여전히 좋은 곡이 되었을지는 몰라도). 퀸의 앨범은 이렇게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두 멤버의 긴장감이 앨범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형태이다. 서로 다른 곡에서, 아니면 한 곡내에서. 이런 요소가 퀸을 록음악 역사에서 불멸의 명밴드로 남게 해줬는지 모른다

by 퓨리스트 | 2008/07/20 14:32 | 나의 음악노트 | 트랙백

재즈의 매력

 내가 재즈 음악의 매력에 빠져든지는 그리 얼마 되지 않았다. 재즈음악을 듣기 시작한 계기는 일종의 지적 호기심 때문이었다. 왠지 궁금해서, 그리고 왠지 듣고 싶어서...여태까지 나의 음악적 여정의 원동력은 지적호기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거기에 편집증적이고 매니아적인 기질이 더해져서 나의 음악여정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준 듯 싶다. 어쨌든 재즈음악은 클래식음악과는 다른 묘한 매력이 있는 음악임에는 분명하다. 그림으로 비유를 하자면, 클래식의 악보는 그 자체로 완성된 그림이다. 그렇기에 연주자는 완성된 그림 자체를 감상자에게 '잘' 전달해 주면 될 뿐이다.(물론 연주자의 해석이란 게 있긴 하지만, 그림자체의 틀을 바꾸는 정도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클래식음악을 연주할 때는 작곡된 바대로 '정확하게'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에 재즈에서 악보는 밑그림만 그려진 그림과 같다. 그 그림에 색을 칠하고 꾸미는 건 연주자의 몫이다. 그것이 재즈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즉흥성'이다. 그리고 이게 재즈의 묘한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같은 곡이라도 연주자에 따라, 그리고 연주자가 (심지어 같은 날일지라도) 언제 연주했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다. 재즈의 즉흥성 때문이지 재즈음반은 스튜디오 앨범보다 라이브 음반이 많을 뿐만 아니라, 보통 라이브 음반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by 퓨리스트 | 2008/07/13 20:58 | 나의 음악노트 | 트랙백

제가페인 (네타주의)

 요즘 제가페인이란 애니를 보고 있다. 아직 초반인데 이거 세계관이 장난아니다. 매트릭스류의 세계관, 이젠 식상한 세계관일지도 모른다. 장자의 호접몽의 세계관. 이 애니, 분명 매트릭스류의 세계관에서 출발한다. 평범한 일상에서의 주인공. 하지만 그 평범한 일상은 가상현실일 뿐이다. 실은 "진실로 존재하는" 현실은 따로 있다. 그리고 그 진짜 현실에 대한 주인공의 자각. 하지만 이 애니는 이 지점에서 매트릭스보다 더 나아간다. 현실에서조차도 주인공들과 주변인물들은 가상일 뿐! 즉 홀로그램의 형태이다! 현실에 있는 것들을 만질 수, 느낄 수 없다. 이 애니는 기본적으로 메카닉, 즉 로봇이 나오는 애니이고 외계 생명체와 싸우는 스토리라인이다. 진실은 이미 인간은 외계생명체에 의해 멸종된 상태이다. 그리고 인간들은 자신들의 모든 데이터들을 컴퓨터에 저장해 놓았다. 피직컬한 인류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데이터의 형태로만, 즉 기억의 형태로만 존재할 뿐이다. 사람들은 그 안에서 살아갈 뿐. 주인공은 갈등하고 방황한다. 뭐가 존재하는 것인가. 자신이 믿고 있던 세계는 가짜이고, 현실에서조차 자신의 모습은 가상인 것이다.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가. 과연 싸울 가치가 있는 것인가. 그리고 주인공은 결론 짓는다. 내가 느끼기에 비록 그 모든 것이 가상일지라도 그것은 분명 "존재"하는 것이고 지킬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 애니는 분명 존재론적 질문을 바탕에 깔고 있다. 과연 무엇이 정말 존재하는 것인가. 피지컬한 실체가 있어야만 존재하는 것인가. 이 질문들에 대한 애니의 중요한 키워드는 분명 "기억"인 듯 싶다. 이 애니는 말미에 항상 한 멘트를 던지며 끝난다. "간직하라. 이 기억을"

by 퓨리스트 | 2008/07/07 22:32 | 나의 애니노트 | 트랙백

베를린 필 내한!

 우연히 예술의 전당 사이트를 들렀다가 베를린 필이 내한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것도 사이먼 래틀 경이 이끌고! 그리고 이틀씩이나 공연을 하고! 또 그리고 브람스의 4개의 교향곡을 연주하고! 나에게 있어선 너무나 환상적인 조합이다. 사이먼 레틀 경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이 연주하는 브람스 교향곡 전곡! 이런 기회는 흔치 않을 터인데...가격의 압박이 장난아니다. 그래도 예전 빈필 공연 갔을 때의 경험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들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래도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아무튼 기대된다.

by 퓨리스트 | 2008/07/03 09:04 | 나의 음악노트 | 트랙백

Jethro Tull의 Elegy와 전영혁의 음악세계

 Jethro Tull의 Elegy...'전영혁의 음악세계'란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을 아는 사람은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음악일 것이다. 그 프로그램의 오프닝 시그널이니까...사실 나도 여기서 처음 들었고 나중에 Jethro Tull의 Elegy란 곡이란 걸 알았다. 고요한 심야에 기타소리와 플롯 소리가 조용히 흘러나오는 게 너무나 잘 어울렸고, 머지않아 전영혁씨의 나즈막하지만 앳띤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음악세계의 전영혁입니다.'란 멘트를 하면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정말 음악이 주인공인 프로였다. 음악중간에 절대 DJ가 멘트가 넣는 법이 없었고 10분, 20분이 넘는 대곡들도 하나도 빠짐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들려주곤 하였다.  음악을 듣고자 하는 청취자들에겐 정말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DJ의 멘트란 음악과 연주자에 대한 짧은 멘트 뿐. 사실 음악 듣는 데 무슨 말이 많이 필요할까. 그저 듣고 느끼기만 하면 될 뿐. 또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좋은 아티스트와 음악들을 많이 소개해 주기도 하였다. 나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음악적 식견을 많이 넓힐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들을 수 없게 된 프로이기도 하다. 몇 번의 위기를 잘 극복해 냈지만, 결국 시청률과 상업주의에 찌들어 버린 방송가의 분위기를 극복할 수 없었나 보다. 한편으론 우울하다. 자꾸만 순수한 것들이 사라져 가기에...

by 퓨리스트 | 2008/07/03 09:02 | 나의 음악노트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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